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정치권 검찰이 사활을 걸고 맞서고 있습니다. 정치부 이현수, 사회부 이은후 기자 나왔습니다.
Q. 이현수 기자, 대선 끝나자마자, 그것도 패배하자마자 민주당이 검수완박 통과에 이렇게 강한 의지를 보이는 이유는 뭡니까? 정의당도 반대하던데요.
일명 '검수완박' 법안 처리에 '시간이 없다'는 점 때문입니다.
지난해 여야가 상임위를 배분하면서 올해 6월부터 국회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서 맡기로 합의했었고요.
다음달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후에는 국회 입법에 대해 거부권 행사도 가능해집니다.
결국 문재인 정부에서 처리하지 못하면 검수완박이 어렵게 된다는 생각인거지요.
여기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법안 처리 압박도 영향이 있습니다.
찬반 의원 명단을 만들어 낙선을 운운하고 문자폭탄을 보내자 민주당 의원들, '검언개혁 반대하지 않는다' 공개 선언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강성지지층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Q. (이현수)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전 후보를 보호하기 위해서 검찰 수사권을 뺏으려 한다고 하던데요.
민주당은 검찰공화국을 막기 위한 '개혁'이라고 하지만, 국민의힘은 특정인을 지키려는 방탄법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국민 여론이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지가 중요한데요.
그래서 여야가 일제히 여론전을 시작했습니다.
Q. (이현수) 그런데, 민주당이 서두르는 것 같은 느낌은 드는 대목이, 검찰에서 수사권을 뺏으면 그 수사권을 누구에 줄지는 정하지 않고, 일단 박탈하자 이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면서요.
박탈한 수사권을 경찰에 줄지, 별도 조직을 만들지 민주당 내에서도 아직 합의된 것이 없습니다.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법안을 발의한 황운하 민주당 의원조차도 "시급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 근거 조항을 삭제하는 법안을 처리하고 5월 10일 이후에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자" 이런 내용의 친전을 보냈다고 합니다.
반면 검찰은 민주당이 사실상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황우진 부장검사가 오늘 검찰 내부 전산망에 올린 글에서 잘 드러나는데요.
'검수완박' 법안을 겨냥해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나라에만 있는 K-사법제도"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권 박탈이 곧 정상화, 선진화라며 미국, 영국 등 몇몇 선진국을 예로 들고 있는데요.
그런데 황 부장검사가 직접 본 미국 검찰은 정작 수사를 활발히 하고 있다는 것이죠.
또 다른 검사는 표까지 만들었습니다.
국내총생산, 그러니까 GDP 순위 10개국 중 중국과 인도를 제외하고, 우리와 법체계가 다른 캐나다 정도를 빼면 대부분 국가에서 수사와 기소가 분리돼 있지 않다는 겁니다.
Q. 검찰도 배수진을 치는 분위기인데, 친정부 성향 검찰인사들도 다 들고 일어섰더군요.
네, 오늘 전국지검장회의에는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심재철 남부지검장, 신성식 수원지검장도 참석했는데요.
검찰 관계자가 이번 문제와 관련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게 지검장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설명한 걸 보면 어떤 분위기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검찰의 존폐와 관련된 사안이다보니 성향 구분없이 뜻을 모으고 있는 겁니다.
Q. 시청자 질문인데요. 검수완박 법안을 막을 방법은 있는지?
절차를 보면 소위원회, 상임위 전체회의, 본회의를 거쳐야 하는데요. .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 최근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법사위로 옮기면서,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를 통해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기는 힘들게 됐고요.
국민의힘은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도 검토하는데요.
172석인 민주당이 180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하면 강제종결 시킬 수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임대차3법 처리 당시를 보면, 소위 심사를 거치지 않고, 상임위 전체회의에 상정해 본회의까지 나흘만에 처리된 적도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6명 의원을 갖고 있는 정의당이 반대하고 있어 강제종료 의결정족수 180석을 확보가 이전만큼 쉽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필리버스터를 허용한다고 해도 이번 임시국회 회기, 다음달 4일까지만 적용되기 때문에 민주당이 새 정부 출범 전 임시국회를 다시 소집할 경우에는 법안 처리가 가능합니다.
Q. 그럼 검찰이 법안을 막을 카드는 뭐가 있습니까?
민주당이 강행하면 검찰이 내밀 수 있는 카드는 별로 없습니다.
그나마 총장 사표 카드 정도가 기대볼 만한 수단인데요.
여론에 부당함을 호소하는 방법인데, 일정 부분 주효했던 전례도 있습니다.
지난 2004년 정권이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려 하자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 "차라리 내 목을 쳐라"고 맞섰고요.
지난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추진에 반대하면서 사표를 던졌죠.
이조차 무위로 돌아가면 검찰 내 집단 사표 움직임이 나올 수도 있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김오수 총장이 현 정권 법무부 차관으로 재직하며 검찰개혁을 추진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사표 카드의 무게감과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습니다.
Q. 윤석열 당선인의 생각도 궁금한데, 검수완박에 반대일거라고 추정은 되나 직접 뛰어들진 않고 있어요.
검수완박에 대한 윤 당선인 생각, 밝힌 적이 있었죠.
[윤석열 / 당시 검찰총장 (지난해 3월)]
"소위 말하는 '검수완박'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서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고…."
현재는 대통령 당선인인 만큼 한 발 물러섰는데요.
내일 민주당 의원총회 결과, 국회 논의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입장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이은후 기자